<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> by 히가시노 게이고 ----추리/미스테리 소설 리뷰(스포x)

** 필자는 우선 독서광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시작하겠다...(표현이 정확하진 않을 수 있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리뷰해보도록 하겠다.) **

 이번 3달이라는 기나긴 여름방학에 기필코 첫 자격증 하나를 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약 2달간을 달려왔지만... 아니나 다를까 내 체력이 뒷받침해주질 못하여 목표량의 2/3 정도만을 이룬 채 (실패라고 봐야겠다 ㅎㅎ...) 남은 1달은 스트레스 없는 일종의 휴식기를 가지기로 했다.

그런데 문득 뒹굴거리다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는데, 내 여동생이 가지고 있던 책 중 하나인 <가면산장 살인사건> 이라는 책이었다. 1년 독서량이 1권이 채 될까말까 한 나로써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 ㅋㅋ.... (반나절만에 다 읽어버린것 ㄷ)

뭐 시원시원한 네러티브 형식의 서술방식이라서 술 잘 읽혀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, 뒷통수를 탁(?) 쳐버리는 기묘한 서술트릭과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매력에 빠져버려 가장 최근에 출간된 그의 다른 책 몇 권을 더 구매하게 되었다.

그 책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.

표지가 정말 화려하다. 여성 앞에 놓여진 성(?) 모형은 크리스탈 처럼 반짝인다 (실제로 반짝인다). 

무엇보다도 제목이 매혹적이다. 제목만 읽어도 도대체 무슨 계획인지 궁금해진다. (처음엔 살인계획? 그런 건 줄 알았다... 하지만 그건 아니었..)

목차

단편은 아니고 나름 장편소설이다. 9장에 걸쳐 서사가 흘러간다. 근데 솔직히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로인 작품이었다.

근데 그냥 별로는 아니고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, 9장만 별로다.

1장부터 8장까지는 교코와 시바타형사(주인공 즈음으로 생각하면 된다.)의 합동수사가 작가가 툭툭 던져놓은 떡밥들을 잘 풀어나가며 계속 읽고 싶어지는 흥미를 유발했지만, 마지막 수사의 결말이 너무 뜬금없이 시사되어버려서 맥이 풀리는 작품이었다. 

사건의 내막을 풀어나가는 과정자체는 고급진데 살인의 동기라던지, 범인의 실토가 굉장히 부자연스럽고 섣부른 느낌이다.

<가면산장 살인사건>을 읽고나서 시시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닌지 찾아봤더니, 이 작품은 출간만 21년도이고,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. 확실히 이 부자연스러움은 작가의 필력문제가 맞는 것 같다 ㅎㅎ

하지만 인물과 인물간의 관계가 점점 거미줄 처럼 짜여 맞아 떨어지는 매력이 있어서 그런지 속도감 있게 독서를 할 수 있었다. (예를 들자면 죽은 A의 이야기 속에 기존에 알던 B의 사연이 담겨있고, 그 B의 사연이 다른 인물C까지 영향을 미치는...) 약간 드라마틱한 요소라고 해야할까, 그게 좋았다.

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'킬링타임'과 같은 류의 미스테리 소설이라고 평가해도 될 것 같다. 

퀄리티보다도 테마 자체에서 풍기는 분위기와( 스토리를 말하진 않겠지만 시간적 배경은 80년대다.) 인물들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는게 좋은 것 같다. 매우 스타일리쉬한 작품이다.

무엇보다도 지금과 같이 푹푹찌는 여름 날 시원하게 읽을만한 책인 것같다.